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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원서/Harry Potter 시리즈

321번째 원서.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by 슈퍼보리 2022. 12. 28.



896페이지. 꽤 긴 책이었다. 그래도 지난 번 책으로 한 번 겪어봐서 그런지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동화에서 전투로 넘어가고 있다. 이 시리즈를 읽는데 있어서 재미로 읽어야지 오기로 읽으면 안 될텐데 이제 두 권이 남았으니 끝까지 읽고 싶기는 하다. 하하하.

두꺼운 책을 읽으니까 주변에서 한마디씩 한다. 예전의 나처럼 이 시리즈에 도전했다가 좌절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 나도 함부로 도전하기에는 어려웠던 게 사실이고. 그런 걸 보면 영어책 읽기 지도에 대한 수요도 꽤 있을 것 같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나의 경우에는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전체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 있었다. 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져서 중간에 자꾸만 중단을 하게 되었다. 결국 속도를 많이 늦추고 90퍼센트 이상의 이해도를 유지하면서 읽으니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원래 직업이 직업인지라 영어책 읽는 것도 일하듯이 읽었었다. 쉬운책을 빨리, 많이 읽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을 때 가장 기본인 재미를 놓치고 성취감만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해리포터 시리즈는 내 수준으로는 그렇게 빨리 읽을 수가 없어서 아이러니하게도 끝까지 다 읽었다는 성취감이 아닌 내용 자체의 재미를 느끼면서 읽게 되었으니, 이 시리즈를 통해 무언가 하나를 더 배워가는 중인 것 같다.

대충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책이 너무 두껍다.
2. 두꺼운 책을 읽어내려고 하니 부담스러워서 중간에 그만두기 쉽다.
3. 끝까지 읽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연속극 보듯이 천천히 한 챕터씩 읽으며 재미를 느낀다.
4. 어느 정도 읽다 보면 이미 읽어온 양 자체가 많아지면서 나에게 소중한 책이 되고, 끝까지 읽게 된다.

어쩌면 내가 하는 일이나 공부같은 것도 진작에 이렇게 했어야 했다. 많은 양을 한번에 끝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음미하면서 진행을 하다 보면, 그것에 소중한 의미가 부여되면서 끝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지금, 여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내 수업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좋겠다. 목표를 생각하고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천천히 재미를 느끼면서 진행을 하다보면 나중에 소중해지는 쪽으로. 해리포터에게서 하나 배워간다.